신당역 3분 시골청국장, 보리밥에 비벼 먹고 나온 점심 한 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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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신당역 근처에서 점심을 고를 때마다 늘 비슷한 선택지들이 먼저 떠오른다.
떡볶이, 분식, 줄 서는 집.
그런데 그날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걷고 싶었다.
관광지처럼 알려진 곳 말고, 동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드나드는 식당.
그렇게 골목으로 들어가 만난 곳이 시골청국장이다.
📍 주소: 서울 중구 다산로44길 5
1. 신당역에서 몇 걸음, 분위기가 먼저 말해주는 집
신당역 4번 출구에서 나와 골목으로 들어가면 공기가 달라진다.
오래된 이발소, 동네 미용실, 불이 켜진 간판과 꺼진 간판이 섞여 있다.
이쪽은 관광객보다 생활 반경이 중심인 거리다.
나는 이런 동네가 좋다.
40대 중반이 되니 번듯한 외관보다 오래 버텨온 흔적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시골청국장은 딱 그런 위치에 있다.
문 앞에 서는 순간, 발효된 콩 냄새가 먼저 다가온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향인데, 묘하게 발걸음을 잡아당긴다.
2. 메뉴가 적어서 오히려 신뢰가 갔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메뉴판을 보니 선택지는 많지 않다.
청국장, 소금구이, 생삼겹살.
그리고 술과 음료.
나는 메뉴가 적은 집을 보면 오히려 안심한다.
이것저것 다 하겠다는 집보다, 자신 있는 것만 남겨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1) 고기부터 시작하게 되는 흐름
청국장을 주문하기 전, 먼저 생삼겹살을 시켰다.
발효 음식은 기름기 있는 음식과 같이 먹을 때 균형이 좋아진다고 느끼는 편이다.
① 불판 위에 올린 생삼겹살 첫인상
- 두께가 과하지 않아 굽기 편하다
- 기름과 살코기 비율이 고르게 보인다
- 숯 향이 은근하게 올라온다
고기가 익는 동안 기본 반찬이 나온다.
열무김치, 무생채, 파절이, 콩나물, 상추와 마늘.
여기서 인상 깊었던 건 자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② 반찬에서 느껴진 방향성
- 열무김치는 덜 익어 아삭하다
- 파절이는 고기를 방해하지 않는다
- 콩나물은 담백하게 입을 정리해준다
나는 고기집에서 파절이를 유심히 본다.
이게 부담 없이 먹히는 집은 전체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는다.
3. 결국 중심은 청국장이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서 청국장을 주문했다.
타이밍을 맞추면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잠시 후 뚝배기와 함께 보리밥이 나온다.
이 조합만 봐도 이 집이 무엇을 중심에 두는지 알 수 있다.
(1) 첫 숟가락에서 느껴진 인상
뚝배기에서 김이 오르고 콩과 두부가 가득 보인다.
국물은 생각보다 묽은 편이다.
걸쭉함보다는 술술 넘어가는 쪽에 가깝다.
① 먹으면서 느낀 특징
- 짠맛보다 구수함이 먼저 온다
- 발효 향이 길게 남는다
- 속을 누르지 않고 부드럽게 내려간다
2024년 국내 식습관 관련 자료를 보면, 발효 식품을 일상적으로 먹는 중장년층이 식사 만족도를 높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는 언급이 있다.
수치보다 체감이 더 중요한데, 이 집 청국장은 그런 쪽에 가깝다.
(2) 보리밥에 비비는 순간이 본게임
보리밥 위에 콩나물, 열무김치, 무생채를 올린다.
여기에 청국장을 넉넉히 얹는다.
일부러 고추장은 넣지 않았다.
이 집 청국장 자체의 맛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① 비벼 먹었을 때 달라지는 점
- 밥알에 국물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 향이 강하게 튀지 않는다
- 먹을수록 부담이 줄어든다
여기에 아껴두었던 삼겹살 한 점을 올려 먹었다.
기름기와 발효 향이 겹치면서 묘하게 균형이 맞는다.
이 조합 때문에 이 집이 기억에 남는다.
4. 이런 날에 떠오를 집이다
이 집은 누군가에게는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딱 맞는다.
(1) 속이 편한 점심이 필요한 날
① 이런 날에 잘 맞는다
- 전날 과하게 먹은 다음 날
- 자극적인 음식이 당기지 않을 때
- 오후 일정이 있어 부담 없는 식사를 원할 때
(2) 혼자 밥 먹기 부담 없는 분위기
① 식당 분위기에서 느낀 점
- 소음이 크지 않다
- 혼자 온 손님이 자연스럽다
- 동네 단골이 많아 보인다
공인중개사 일을 오래 하면서 상권을 많이 봤는데, 이런 집은 생활형 상권에서 오래 간다.
화제성보다 반복 방문이 가능한 구조다.
5. 가격과 선택에 대한 현실적인 생각
요즘 서울 점심 물가를 생각하면, 이 집은 과하지 않다.
청국장만으로도 한 끼가 충분하고, 고기를 더하면 만족도가 올라간다.
① 이렇게 선택하면 좋겠다
- 가벼운 점심이면 청국장 단품
- 둘 이상이면 고기 1인분 추가
- 저녁이라면 술 한 병 곁들이기
이 집은 특별한 날보다, 어디 갈지 고민되는 평일에 떠오를 집이다.
마치며
신당역 근처에서 늘 같은 선택이 반복된다면, 한 번쯤 골목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괜찮다.
보리밥에 청국장을 비벼 먹고 나오면, 속이 조용해진 느낌이 남는다.
나는 그날 뚝배기를 거의 비우고 나왔다.
다음에 신당에 가게 되면, 화려한 간판보다 이 집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점심이든 저녁이든, 부담 없이 한 끼 채우고 싶을 때 기억해둘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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