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뿔소라 먹기 전 꼭 알아둬야 할 부위 구분과 손질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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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소라는 오래전부터 식탁에 올라왔지만, 어디까지 먹어도 되는지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나 역시 비슷했다.
회로 먹고, 삶아 먹고, 볶아 먹으면서도 “이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긴 부분이 많았다.
이번에 다시 정리해 보니, 소라는 아는 만큼 남기고, 아는 만큼 골라 먹는 재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1. 소라라고 다 같은 건 아니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
시장에 나오는 소라와 학술적으로 구분되는 기준은 꽤 다르다.
(1) 이름부터 헷갈리는 이유
일단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라는 지역마다 이름이 다르다.
제주도에서는 꾸죽, 구쟁이라고 부르고, 통영이나 거제 쪽에서는 뿔소라라는 이름이 익숙하다.
하지만 학술 기준으로 보면 ‘소라’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는 종은 딱 하나다.
시장에서는 참소라, 삐뚤이소라, 배골뱅이라고 불리는 것들 상당수가 소라가 아니라 고등류에 가깝다.
(2) 초식성과 육식성의 차이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갈린다.
① 소라로 분류되는 뿔소라 쪽
- 해조류를 갉아먹는 초식성이다.
- 전복과 먹이 구조가 비슷하다.
- 특정 강한 신경 독소는 거의 없다.
② 고등류로 분류되는 골뱅이류
- 죽은 어패류를 뜯는 육식성이다.
- 일부 종은 신경 독소를 가진다.
- 손질 전 제거해야 할 부위가 명확하다.
이 차이를 모르고 “소라니까 다 똑같겠지” 하고 접근하면, 먹고 나서 속이 불편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2. 손질하면서 확실히 갈리는 먹는 부위
소라는 껍데기를 까는 순간부터 선택이 시작된다.
다 먹는 게 아니라, 남길 걸 정하는 작업에 가깝다.
(1) 내가 남기기로 한 부위
① 기둥살
- 중심이 되는 단단한 살이다.
- 씹는 맛이 살아 있고 향이 깔끔하다.
- 회, 볶음, 구이 전부 무난하다.
② 내장 끝부분
- 흔히 말하는 ‘똥’이라고 불리는 부분이다.
- 쓴맛이 거의 없다.
- 익혀서 먹을 때만 사용한다.
③ 치맛살을 제거한 나머지 살
- 소금으로 문질러 씻으면 회로 가능하다.
- 살짝 데치면 질김이 줄어든다.
(2) 웬만하면 남기는 부위
① 치맛살
- 날개처럼 퍼진 부분이다.
- 개체에 따라 쓴맛이 강하다.
- 익혀도 향이 깔끔하지 않다.
② 내장 중앙부
- 암컷일수록 쓴맛이 강하다.
- 죽이나 조림에 소량만 사용 가능하다.
- 비율이 많아지면 맛이 무너진다.
③ 이빨과 치설
- 전복과 비슷한 구조다.
- 질기고 이물감이 있다.
이렇게 나누고 나면, 전체의 약 30% 정도만 먹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소라가 저렴한 이유도 여기서 이해가 된다.
3. 암컷과 수컷, 맛이 다른 이유
껍데기를 까다 보면 내장 색이 다르다.
이 차이를 알고 나서부터는 활용 방식이 달라졌다.
(1) 색으로 구분하는 방법
① 암컷
- 내장이 녹색에 가깝다.
- 쓴맛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② 수컷
- 크림색이나 연노랑이다.
- 쓴맛이 덜하다.
(2) 조리할 때 기준
- 생으로는 암수 모두 내장 사용 안 한다.
- 익힐 경우, 수컷 내장 위주로 소량 사용한다.
- 암컷 내장은 조림이나 죽에 향을 보태는 용도로만 제한한다.
이 기준을 세우고 나니, “왜 어떤 날은 쓰고 어떤 날은 괜찮았는지”가 설명이 됐다.
4. 조리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인상
소라는 조리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재료처럼 느껴진다.
(1) 회로 먹을 때
① 특징
- 꼬득한 식감이 가장 잘 살아난다.
- 해조류 향이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② 주의점
- 반드시 치맛살과 내장 제거한다.
- 얇게 썰수록 부담이 적다.
(2) 삶거나 볶았을 때
① 변화
- 해조류 향은 줄어든다.
- 전복찜과 비슷한 질감으로 바뀐다.
② 활용
- 얇게 썰어 볶음 반찬으로 좋다.
- 기름기 있는 재료와 잘 어울린다.
(3) 버터나 오븐 조리
① 인상
- 질김이 거의 사라진다.
- 부드러운 식감이 강조된다.
② 어울리는 방향
- 허브, 마늘, 버터 계열이다.
- 빵이나 감자와 함께 먹기 좋다.
같은 소라인데, 회와 구이는 전혀 다른 음식처럼 느껴진다.
5. 내가 기준으로 삼게 된 선택법
여러 번 먹어보니 나름의 기준이 생겼다.
🍽 어떤 방식이 나에게 맞았을까
- 씹는 맛을 좋아하면 회다.
- 가족 반찬이면 볶음이다.
- 분위기 있는 한 끼면 오븐 구이다.
그리고 하나 더.
소라는 많이 먹는 재료가 아니라, 골라 먹는 재료라는 점이다.
전부 다 먹으려 들면 실망하기 쉽고, 잘 남기면 만족도가 올라간다.
마치며
소라는 오래된 식재료지만, 여전히 오해가 많다.
나도 그랬다.
이번에 다시 손질하고 먹으면서 느낀 건, 소라는 정보가 맛을 좌우하는 재료라는 점이다.
다음에 소라를 고를 일이 있다면, “이 중에서 뭘 남길까”부터 떠올려보는 게 좋다.
그 생각 하나로 결과가 꽤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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