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떡보다 쫄깃한 떡국떡 떡볶이 레시피, 내가 해보니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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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설이 지나면 냉장고 한켠에 남는 떡국떡이 있다. 버리기엔 아깝고, 떡국을 또 끓이자니 입맛이 쉽게 안 당긴다. 그래서 어느 날 저녁, 그 떡국떡을 꺼내서 떡볶이를 만들어봤다. 처음엔 ‘이게 될까?’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밀떡보다 쫄깃하면서도 양념이 은근히 잘 배었다.
서울 양천구의 작은 주방에서 시작된 실험이었지만, 그날 이후로 우리 집 떡볶이는 대부분 떡국떡으로 만든다. 조리 시간도 짧고, 식감이 훨씬 탄력 있다. 특히 냉동해둔 떡국떡을 미리 물에 불려 쓰면 훨씬 부드럽게 익는다. 아래는 내가 여러 번 시도하면서 가장 만족했던 비율이다.
떡국떡 500g 기준으로 맞춘 재료 비율
- 떡국떡 500g (냉동이라면 미지근한 물에 10분 정도 불리기)
- 물 400ml (국물 자작하게 남길 정도)
- 어묵 2장 (먹기 좋은 크기로 썰기)
- 대파 1대 (어슷 썰기)
- 고추장 2큰술
- 고춧가루 1큰술
- 간장 1큰술
- 설탕 1큰술
- 다진 마늘 1작은술
- 올리고당 1큰술
- 식용유 1큰술
- 삶은 달걀 1~2개 (선택)
양념은 크게 바꾸지 않아도 되지만, 떡국떡은 일반 밀떡보다 덜 짜게 간이 배기 때문에 간장을 조금 더 넣어야 맛의 밸런스가 맞는다.
떡국떡 떡볶이를 제대로 끓이는 순서
먼저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넣어 살짝 볶는다. 향이 올라오면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설탕을 한데 넣고 약불에서 섞는다. 이때 마늘이 탈 듯 말 듯 향을 내는 순간이 양념의 깊이를 좌우한다.
양념이 끈적해질 즈음 물 400ml를 붓고 끓인다. 국물이 한소끔 올라오면 어묵과 대파를 넣고, 떡국떡을 넣는다. 처음엔 떡이 굳어 있어서 국물이 탁해질 수 있지만, 3분 정도 지나면 점점 윤기가 돌며 부드러워진다.
불은 중불을 유지하면서 7~8분 정도 저어준다. 이때 양념이 떡 사이에 스며들면서 점성이 생기는데, 그 질감이 밀떡과는 전혀 다르다. 마지막으로 올리고당을 넣고 한 번 더 뒤섞으면 윤기가 흐르는 떡볶이가 완성된다.
밀떡보다 부드럽고, 쌀떡보다 쫄깃한 식감
떡국떡 떡볶이는 ‘쫄깃함’보다는 ‘탱글함’에 가깝다. 한입 베어물면 겉은 살짝 단단하고, 속은 찹쌀처럼 부드럽게 눌린다. 밀떡처럼 오래 씹히지 않고, 쌀떡보다 덜 퍼지는 느낌이다. 나는 여기에 반숙 달걀을 얹어 먹는데, 매운 양념이 노른자와 섞이면서 전체 맛을 한 단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또 하나 좋은 점은 식어도 딱딱하게 굳지 않는다는 것. 남은 양을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음 날 전자레인지에 데워도 떡이 다시 말랑해진다. 그 덕분에 요즘은 일부러 많이 만들어서 도시락 반찬으로도 챙긴다.
양념의 세기를 조절하면 전혀 다른 분위기가 된다
아이들과 먹을 때는 고춧가루를 반만 넣고, 대신 케첩을 한 스푼 섞어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약간 달콤한 학교 앞 떡볶이 맛이 났다. 반대로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는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넣었는데, 입안이 얼얼하면서도 깔끔하게 매운 뒷맛이 남았다.
양념의 세기만 달리해도 완전히 다른 음식처럼 느껴진다. 떡국떡은 그만큼 소스의 변화를 잘 받아주는 재료다. 밀떡처럼 미끄럽지 않아서 양념이 잘 달라붙고, 조리 중에도 부서지지 않는다.
요즘은 떡국떡을 일부러 더 사둔다. 겨울철 냉동실 속에서 하얗게 얼어 있는 그 둥근 떡들이, 언젠가 또 이렇게 매운 양념 속에서 다시 살아날 걸 알기 때문이다. 단순히 남은 재료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식감의 떡볶이를 즐기는 하나의 습관이 되어버렸다.
입안에 퍼지는 쌀떡의 묵직한 탄력과, 양념이 끈적하게 감도는 그 한입의 조화. 떡국떡 떡볶이는 결국 ‘남은 재료의 재발견’이었다. 다음 설에도, 나는 아마 떡국보다 떡볶이를 먼저 떠올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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