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적도 남쪽 11km 선갑도, 가볼 만했던 서해 무인도 생명의 풍경

시작하며

인천 옹진군 앞바다에는 이름조차 생소한 무인도가 수십 개 흩어져 있다. 그중 가장 큰 섬이 선갑도다. 사방이 기암절벽이고, 숲은 가시나무로 뒤덮였고, 뱀이 많다는 이야기가 따라다닌다. 쉽게 갈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더 궁금해졌다. 사람이 머물지 않는 섬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 나는 그 답을 생태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됐다.

 

1. 배에서 바라본 선갑도, 첫인상부터 만만치 않았다

멀리서 본 선갑도는 부드러운 해변이 아니라, 벽처럼 솟은 절벽이었다. 배를 붙일 자리도 마땅치 않아 보였다. 이 섬이 오랫동안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았다는 말이 실감 났다.

과거 신선이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고립된 분위기가 짙다. 실제로 가까이 다가가면 ‘왜 사람들이 쉽게 발을 들이지 않았는지’ 이해가 간다.

(1) 숲으로 한 발 들어가니 가시가 먼저 반겼다

섬에 내리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가시나무였다. 산초나무, 엄나무 같은 날카로운 나무들이 빽빽하다. 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숲이 스스로 벽을 만들고 있다.

① 왜 이렇게 가시나무가 많을까
  • 토양이 척박하고 바람이 거세다 보니 강한 수종이 남았다.
  • 외부 간섭이 적어, 인위적 정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 초식 동물이 거의 없어, 식생이 자연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나는 예전에 귀농 교육을 들으며 해안 식생 사례를 접한 적이 있다. 그때도 느꼈지만, 사람이 관리하지 않는 숲은 ‘정돈되지 않은 모습’ 그대로가 오히려 균형에 가깝다.

 

2. 백리향과 도둑게, 작은 생명들이 만든 섬의 결

선갑도 숲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백리향이었다. 키는 작지만 향이 진하다. 바위틈에서 버티고 있는 모습이 이 섬의 분위기와 닮았다.

(1) 향기가 오래 남는 백리향을 보며 든 생각

① 바닷바람 속에서도 버티는 이유
  • 키가 낮아 강풍의 영향을 덜 받는다.
  • 바위틈에 뿌리를 내려 수분을 오래 붙잡는다.
  • 사람의 채취가 거의 없어 군락이 유지된다.

계곡 주변에서는 도둑게도 눈에 띄었다. 바다에서 태어나 산으로 올라와 살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 산란하는 생명이다. 바다와 산이 한 몸처럼 이어져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 섬은 크기만 보면 작다. 하지만 생태 흐름은 결코 작지 않다.

 

3. 살모사와 먹구렁이를 만났을 때 긴장이 달라졌다

선갑도는 뱀이 많기로 유명하다. 실제로 살모사가 관찰됐고, 멸종위기종인 먹구렁이도 확인됐다. 섬에 들어가는 탐사팀이 긴장하는 이유를 알겠더라.

(1) 왜 무인도에 뱀이 많을까

① 포식자와 방해 요소가 적다
  • 사람 출입이 거의 없다.
  • 농약, 개발, 포획 압력이 없다.
  • 먹이원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내가 예전에 농촌 지역에서 지낼 때도 그랬다. 사람이 덜 건드리는 공간일수록 파충류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4. 납도에서 확인된 북가시나무, 학술적 의미가 컸다

선갑도 인근의 납도에서는 북가시나무 자생지가 새롭게 확인됐다. 남부 지방에 주로 분포하는 상록 활엽수가 이보다 더 북쪽에서 자라고 있다는 점이 의미 있다.

난류 영향으로 서해 섬들은 남방계 식물의 북한계지 역할을 한다. 기후 변화가 본격화된 지금, 이런 지점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3년 유엔환경계획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섬 생태계는 기후 변화에 가장 민감한 지역 중 하나로 지적됐다. 작은 변화가 곧 분포 경계의 이동으로 이어진다.

🌿 이 섬에서 특히 눈에 남은 식물은 무엇이었나

  • 북가시나무: 기존 분포 한계를 북쪽으로 확장한 사례
  • 새끼노루귀 대규모 군락: 남부 식생이 집단으로 확인된 장면
  • 소사나무: 강한 뿌리로 해안 침식을 막는 역할

이런 식생은 내륙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든다. 같은 대한민국이라도, 해류와 바람이 달라지면 식물 구계도 달라진다.

 

5. 매와 노랑부리백로,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는 새들

무인도의 가치는 식물에서 끝나지 않는다. 절벽 위에서 사냥하는 , 그리고 번식지로 무인도를 선택한 노랑부리백로는 이 섬의 또 다른 주인이다.

(1) 왜 새들은 무인도를 찾을까

① 번식 조건이 안정적이다
  • 사람이 거의 드나들지 않는다.
  • 포유류 포식자가 적다.
  • 초지와 덤불이 둥지 만들기에 적합하다.

매는 시속 200km 이상으로 하강해 사냥한다. 탁 트인 절벽이 있어야 가능한 장면이다. 개발된 내륙에서는 보기 힘든 이유다.

노랑부리백로 역시 사람 간섭이 적은 무인도를 번식지로 삼는다. 해안과 너무 멀지 않으면서도 안전한 지형이 필요하다. 조건이 까다롭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편리함을 위해 비워낸 공간이 아니라, 우리가 닿지 않았기 때문에 남은 공간이라는 점이다.

 

마치며

선갑도와 주변 무인도는 단순히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 아니다. 기암절벽, 가시숲, 살모사, 북가시나무, 매, 노랑부리백로까지. 각각은 따로 보면 특이 사례다. 하지만 한 섬 안에서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 이곳의 본질이다.

나는 이곳을 보며 개발 가능성을 먼저 따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 상태로 남아 있는 게 더 가치 아닐까”라는 생각이 앞섰다.

혹시 서해 섬 여행을 고민한다면,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라 이런 무인도의 존재를 한 번쯤 떠올려 봐도 좋겠다. 직접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그곳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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