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가 아파트 단지처럼 끝나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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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 부동산을 볼 때 단순한 개발 호재로만 보면 아깝다. 이곳은 서울역, 용산역, 한강변을 연결하는 핵심 땅이고, 서울이 도쿄의 아자부다이 힐스처럼 글로벌 부자와 기업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 가늠하는 자리다.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를 보면 차이가 선명하다. 건물 몇 동을 높게 올리는 문제가 아니다. 주거, 업무, 쇼핑, 녹지, 학교, 문화시설, 이동 동선이 한 번에 맞물려야 도시의 급이 달라진다. 아자부다이 힐스는 2023년 11월 24일 문을 열었고, 약 8.1ha 부지에 업무, 주거, 상업, 문화, 교육, 녹지 기능을 함께 담은 복합 개발로 만들어졌다.
1.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를 보면 부촌의 조건이 다르게 보인다
도쿄의 강점은 비싼 건물보다 “살고 싶은 동네”를 먼저 만든다는 점에 있다. 이 차이가 서울 개발과 가장 크게 갈린다.
(1) 건물보다 동네 전체를 먼저 설계한다
아자부다이 힐스에서 눈에 들어오는 건 초고층 건물만이 아니다. 지상에는 녹지가 넓게 깔리고, 지하에는 이동 동선이 촘촘하게 붙어 있다. 비 오는 날에도 지하철역에서 상업시설과 업무시설로 이어지는 동선이 자연스럽다.
🌿 도쿄식 고급 도시는 이런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 살펴볼 부분 |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 | 서울 대규모 개발에서 자주 보이는 모습 |
|---|---|---|
| 녹지 | 건물 사이를 채우는 장식이 아니라 도시의 중심 | 남는 공간에 공원을 넣는 느낌이 강함 |
| 상업시설 | 외부인이 계속 찾아오게 구성 | 분양 후 공실 관리가 약한 경우가 있음 |
| 주거 | 글로벌 수요까지 고려한 고급 주거 | 규제와 여론 부담이 크게 작용 |
| 이동 동선 | 지하철, 지하공간, 보행로가 촘촘함 | 단지 안팎의 연결이 끊기는 경우가 있음 |
| 운영 방식 | 완공 후 운영까지 중요하게 봄 | 분양과 준공에 관심이 몰리기 쉬움 |
아자부다이 힐스는 약 24,000㎡의 녹지, 약 1,400가구의 주거, 약 150개 상점과 식음 시설, 호텔과 교육시설까지 함께 들어간 복합 공간으로 잡혀 있다. 이런 숫자는 단순 규모 자랑이 아니라, 부유층이 오래 머물 이유를 만들어주는 장치다.
(2) 고급 주거는 사치가 아니라 도시 경쟁력의 일부다
서울에서는 고급 주거를 말하면 곧바로 특혜 논란이 따라온다. 그런데 글로벌 도시는 다르게 본다. 돈을 쓰는 사람이 머물 공간이 있어야 기업도 오고, 학교도 오고, 문화시설도 버틴다.
40대가 되니 부동산을 볼 때 가격 상승만 보지 않게 된다. 그 동네에 돈을 쓰는 사람이 계속 들어올 이유가 있는지를 먼저 본다. 이 부분에서 도쿄는 확실히 실용적이다.
① 부유층이 머물려면 생활 반경이 좁아야 한다
- 집, 회사, 식당, 병원, 학교, 쇼핑 공간이 가까워야 한다.
- 차 없이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 보안과 프라이버시가 자연스럽게 맞아야 한다.
- 외국인이 살아도 불편하지 않은 서비스가 필요하다.
② 상권은 팔고 끝내면 바로 약해진다
- 임대료만 높고 사람이 없으면 고급 상권은 오래 못 간다.
- 브랜드 구성은 시행 초기보다 운영 중 관리가 더 중요하다.
- 외부 방문객이 꾸준히 들어와야 주거 가치도 같이 버틴다.
- 공실이 늘면 동네 이미지는 빠르게 식는다.
2. 서울 개발이 도쿄처럼 보이기 어려운 이유는 따로 있다
서울이 돈이 없어서 못 하는 것은 아니다. 땅의 힘도 부족하지 않다. 문제는 개발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1) 서울은 ‘공급’에 묶이고 도쿄는 ‘체류’까지 본다
서울의 대형 개발은 자주 주택 수, 임대주택 비율, 용적률, 분양가 같은 숫자 싸움으로 흐른다. 물론 필요한 논의다. 하지만 그 숫자만 앞서면 도시의 매력이 빠진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2025년 11월 기공식 단계로 넘어갔고, 서울시는 약 45만 6,099㎡ 부지를 국제업무, 업무복합, 업무지원 3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방향을 잡았다. 기반시설 공사는 2028년까지 마치고, 이르면 2030년부터 기업과 주민 입주를 시작하는 그림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이 땅이 업무 빌딩과 주거 물량 채우기로 끝나면 용산의 힘을 다 쓰지 못한다. 서울에서 다시 나오기 어려운 입지라면, 단기 공급보다 장기 체류 가치를 먼저 따져야 한다.
(2) 규제가 많을수록 좋은 상품은 줄어든다
서울 주거 시장은 늘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분양가, 대출, 세금, 보유 기간, 임대 제도까지 여러 장치가 얽힌다. 실수요자가 더 나은 집으로 옮기고 싶어도 계산이 복잡해진다.
🏠 집을 갈아타려는 사람이 막히는 순간
- 대출 한도가 갑자기 줄면 기존 집을 팔아도 새 집 선택이 좁아진다.
- 세금 부담이 커지면 매물을 내놓기보다 버티는 쪽으로 간다.
- 고급 주거 공급이 막히면 상위 수요가 기존 아파트로 몰린다.
- 정책이 자주 바뀌면 장기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부동산을 오래 봐온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부분은 여기에 있다. 좋은 집을 더 많이 짓지 않으면서 가격 안정만 기대하는 방식은 오래 버티기 어렵다. 수요가 있는 곳에는 그 수요에 맞는 상품이 필요하다.
3.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의 체면보다 실리를 봐야 한다
용산은 서울에서 흔한 땅이 아니다. 한강, 철도, 도심 접근성, 외국인 생활권, 문화시설, 업무지구 확장성을 동시에 가진 곳이다.
(1) 용산은 단순 오피스촌으로 만들기 아깝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업무, 주거, 여가, 문화가 도보권에서 맞물리는 콤팩트시티로 만들겠다는 방향을 내놨다. 건설 기간에는 약 14만 6천 명의 고용, 32조 6천억원 규모의 생산 유발을 기대하고, 완성 후에도 연간 고용과 생산 효과를 크게 잡고 있다.
이런 계획이 숫자로만 남지 않으려면 몇 가지가 필요하다.
💼 용산에 꼭 들어가야 도시가 살아나는 것들
- 글로벌 기업이 들어올 만한 업무 환경
- 외국인 가족이 살 수 있는 주거와 교육 환경
- 평일 낮에도 사람이 모이는 상업시설
- 주말에도 머물 이유가 있는 문화 공간
- 한강과 용산공원을 연결하는 보행 동선
- 고소득층과 일반 시민이 함께 쓸 수 있는 공공 공간
여기서 중요한 건 균형이다. 고급 시설만 넣으면 닫힌 도시가 되고, 공공성만 앞세우면 투자 매력이 약해진다. 용산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땅이 아니라, 둘을 동시에 맞춰야 하는 땅이다.
(2) 임대주택 논쟁도 숫자보다 배치가 중요하다
용산 같은 핵심지에 주거를 넣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어떤 주거를 어디에, 어떤 비율로, 어떤 생활권과 연결할지가 더 중요하다.
임대주택을 넣느냐 마느냐만 두고 싸우면 답이 좁아진다. 업무지구의 기능을 살리면서도 주거 다양성을 확보하려면 배치와 운영이 섬세해야 한다. 학교, 교통, 상권, 공원, 업무시설이 동시에 버틸 수 있어야 한다.
① 주거를 많이 넣을수록 따져야 할 것이 늘어난다
- 학교와 보육시설 수요가 커진다.
- 출퇴근 교통 부담이 달라진다.
- 상업시설의 소비층이 바뀐다.
- 업무지구의 토지 활용도가 낮아질 수 있다.
② 업무 기능이 약해지면 용산의 이름값도 줄어든다
- 국제업무지구라는 이름에 맞는 기업 유치가 필요하다.
- 단순 주거지로 흐르면 주변 아파트값 이슈에 갇히기 쉽다.
- 외국계 기업과 고급 서비스업이 같이 들어와야 체류 시간이 늘어난다.
- 서울 전체의 성장축으로 보려면 일자리 기능이 먼저 살아야 한다.
4. 서울 부동산은 하향 평준화보다 선택지를 늘리는 쪽이 낫다
서울 집값 문제를 풀 때 자주 나오는 말이 형평성이다.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모두가 비슷한 수준의 집만 갖게 만드는 방식은 현실에서 잘 작동하지 않는다.
(1) 고급 주택 수요를 인정해야 기존 집도 움직인다
상위 소득층이 갈 곳이 없으면 기존 핵심지 아파트에 계속 머문다. 그러면 그 아래 수요도 연쇄적으로 막힌다. 좋은 집이 새로 나오면 기존 집을 팔고 이동하는 사람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매물이 돌고, 선택지도 넓어진다.
🏙️ 좋은 주거 공급이 필요한 이유
- 상위 수요가 새 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
- 기존 핵심지 매물이 조금씩 시장에 나온다.
- 오래된 아파트에 몰리는 압력이 줄어든다.
- 고급 주거 수요를 해외로 빼앗기지 않는다.
- 서울 안에서 소비와 투자가 이어진다.
고급 주택을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문제는 특혜가 아니라 투명한 원칙이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절차 안에서 좋은 상품을 많이 만들면 된다.
(2) 정책은 자주 바뀔수록 시장을 더 굳게 만든다
부동산 정책은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오늘 허용한 것을 내일 막고, 어제 장려한 제도를 갑자기 줄이면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집을 팔 사람도, 살 사람도, 투자할 사람도 기다리는 쪽을 고른다.
이때 시장은 안정되는 것이 아니라 얼어붙는다. 매물이 줄고, 좋은 입지는 더 잠긴다. 결국 필요한 사람만 더 힘들어진다.
5. 용산 서울코어가 도쿄와 달라지려면 운영까지 봐야 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성공하려면 완공 사진보다 10년 뒤 모습을 상상해야 한다. 새 건물은 처음엔 다 좋아 보인다. 진짜 차이는 시간이 지난 뒤에 나온다.
(1) 상권은 분양보다 관리가 오래 남는다
상가를 팔고 끝내는 방식은 위험하다. 처음엔 화려해도 업종이 어긋나면 공실이 생긴다. 고급 상권은 임대료만 높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 용산 상권이 오래 가려면 필요한 것
- 평일 점심 수요를 만드는 업무 인구
- 저녁 시간을 채우는 주거 인구
- 주말 방문을 만드는 문화시설
- 외국인이 쓰기 편한 서비스
- 비싸기만 하지 않은 생활형 매장
- 날씨와 상관없이 걷기 편한 지하·지상 동선
도쿄의 대형 개발이 강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사람을 계속 걷게 만들고, 머물게 만들고, 다시 오게 만든다. 서울도 용산에서는 이 방식을 더 깊게 봐야 한다.
(2) 용산은 서울 시민에게도 열린 공간이어야 한다
글로벌 부자만 바라보는 도시는 반감이 생긴다. 반대로 시민 공간만 강조하면 민간 투자 매력이 줄어든다. 용산은 이 둘을 나누지 말고 섞어야 한다.
한강과 용산공원, 용산역, 국제업무지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시민도 얻는 것이 있다. 걷기 좋은 길, 넓은 공원, 좋은 전시, 새로운 일자리, 편한 교통이 함께 생긴다. 이 정도가 되어야 비싼 개발이 공감받는다.
마치며
서울이 도쿄처럼 될 수 있느냐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서울은 용산을 어떤 도시로 만들 생각인가다.
아자부다이 힐스가 보여준 핵심은 건물 높이가 아니다. 녹지, 이동, 상업, 주거, 업무, 교육, 문화가 한 동네 안에서 맞물리는 힘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도 단순 아파트 공급이나 오피스 빌딩 채우기로 끝나면 아쉽다.
서울 부동산은 이제 양만 볼 단계가 아니다. 좋은 입지에는 좋은 상품을 넣고, 좋은 상품이 오래 작동하도록 운영까지 봐야 한다. 용산 서울코어가 그런 방향으로 간다면 서울의 부동산 지형도 조금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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