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여행 일정 짜는 법, 부에노스아이레스부터 파타고니아까지
시작하며
아르헨티나는 단순한 여행지라기보다는 대륙 하나만큼이나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나라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유럽풍 도시 문화와 클래식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남쪽 파타고니아로 내려가면 빙하와 산맥, 광활한 평원이 이어지는 대자연의 풍경이 펼쳐진다. 이 글에서는 아르헨티나 여행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선택되는 루트를 기준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엘 칼라파테, 엘 찰텐까지 이어지는 이동과 일정 구성, 숙소, 트래킹 준비까지 실용적인 정보를 정리한다.
실제로 남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막연하게 먼 거리, 고비용, 치안 걱정 같은 불안을 갖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들을 줄이기 위해 실제 여행 경험과 준비 과정을 기준으로 꼭 필요한 정보만 모아 구성했다.
1. 부에노스아이레스, 짧게 둘러봐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아르헨티나의 수도이자 남미 여행의 시작점이 되는 도시다. 대부분의 국제선이 이곳으로 도착하며, 아르헨티나 전 지역으로 가는 국내선 역시 이곳에서 출발한다.
(1) 공항 도착 후 시내 이동은 어떻게 할까?
공항은 에세이사 국제공항(EZE)이며, 시내 중심까지는 차량으로 약 40~50분 정도 소요된다.
- 공항 택시는 요금 고지가 되어 있지만, 일부 비공식 택시는 요금 바가지가 있을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 우버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많이 사용되며, 현지에서도 안전하고 요금이 명확하다는 이유로 선호된다.
- 시내까지 평균 우버 요금은 8,000~12,000페소 선이다. (2025년 기준 환율에 따라 변동)
직업 특성상 출장이 많아 공항 이용을 자주 해봤는데, 이 정도 거리면 우리나라 인천-서울 거리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다만 새벽에는 우버 배차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으니 사전 예약이 필요할 수 있다.
(2) 하루 반나절로 다녀올 만한 대표 관광지
📑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짧게 둘러볼 수 있는 장소들
- 라 보카 거리: 알록달록한 벽화와 탱고 공연으로 유명한 거리. 낮에만 방문할 것.
- 레꼴레타 지구: 유럽풍 건물과 에비타 묘지가 있는 고풍스러운 동네. 산책용으로 적합.
- 팔레르모 소호: 카페, 갤러리, 편집숍이 밀집한 지역. 젊은 여행자들에게 인기.
- 산텔모 시장: 일요일 오전에만 열리며, 중고 물품과 골동품 구경 가능.
여행 중 실제로 다녀온 일정 중에는 팔레르모 지역의 카페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분위기도 좋고 치안도 안정된 편이라 느긋하게 하루 보내기 좋았다.
(3) 숙소는 어디에 잡는 게 좋을까?
- 팔레르모 지역: 분위기 좋은 카페와 숙소가 많고, 비교적 치안이 안정적
- 레꼴레타 지역: 고급 호텔이 많고 거리 분위기가 한적함
- 마이크로센트로(시내 중심): 낮에는 붐비지만 밤에는 인적이 드물고 소매치기 주의
숙소 예약 시에는 시내 중심에 있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 밤에 돌아다닐 일이 있는 사람이라면 팔레르모 쪽이 훨씬 낫다. 지인의 소개로 예약한 레꼴레타 숙소는 조용한 대신 주변 편의시설이 적어 불편함도 있었다.
2. 파타고니아로 가는 경로와 일정 구성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파타고니아로 가는 여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국내선 비행과 육로 이동이 조합된 다소 복잡한 구조다.
(1) 이동 루트는 어떻게 구성되나?
- 부에노스아이레스 → 엘 칼라파테: 국내선 항공편으로 약 3시간 소요
- 엘 칼라파테 → 엘 찰텐: 차량으로 약 3시간, 버스 또는 렌터카 이용 가능
항공은 LATAM, Aerolineas Argentinas 등에서 운영되며, 성수기에는 가격이 빠르게 오르기 때문에 출발 1~2달 전에는 예약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사람은 엘 칼라파테에서 1~2박, 엘 찰텐에서 2~3박 정도 일정을 잡는다.
📑 파타고니아 주요 지역 비교
- 엘 칼라파테: 모레노 빙하 투어 중심지, 숙소와 레스토랑 다양
- 엘 찰텐: 피츠로이 트래킹 출발지, 자연 속 작은 마을 분위기
(2) 셔틀버스와 렌터카 중 어떤 게 나을까?
- 셔틀버스는 하루 2~3회 있으며, 사전 예약 필수
- 렌터카는 운전 경험 많은 경우 추천되지만, 겨울철엔 결빙 도로로 위험할 수 있음
- 왕복 기준 약 6시간 거리이기 때문에 피로도를 감안해야 함
직접 경험한 바로는, 체력과 일정 여유가 있다면 셔틀버스가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다. 운전을 잘하더라도 바람이 강하고 표지판이 부족해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3. 피츠로이 트래킹, 얼마나 준비해야 할까?
피츠로이 트래킹은 엘 찰텐 지역의 대표적인 하이킹 코스로, 많은 여행자들이 이 루트를 위해 아르헨티나까지 방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코스 개요와 소요 시간
- 루트명: Laguna de los Tres
- 총 거리: 왕복 약 20km
- 소요 시간: 평균 6~8시간 (체력에 따라 차이 있음)
- 출발 위치: 엘 찰텐 마을 내부에서 바로 진입 가능
초반 70%는 비교적 완만한 숲길이지만, 마지막 1km 구간은 급경사 암벽 구간으로 체력 소모가 매우 크다. 트래킹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도 시간만 넉넉히 두고 천천히 이동하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2) 꼭 챙겨야 할 복장과 장비
📑 피츠로이 트래킹 필수 준비물
- 기능성 내의, 플리스, 경량 패딩, 방수 재킷
- 등산화, 두꺼운 양말, 넥워머, 방한 장갑, 모자
- 헤드랜턴, 물 1.5L 이상, 초콜릿 등 고열량 간식
-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제
아침 4~5시쯤 출발하면 일출과 함께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중간중간 물이 흐르긴 하지만, 위생이 걱정된다면 생수를 충분히 준비하는 게 낫다.
나 역시 칼바람과 미끄러운 내리막길 때문에 하산 중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트레킹 자체는 풍경만큼은 충분히 보상받는 경험이었지만, 장비 부족으로 추위에 떤 동행도 있었기 때문에 방한 준비는 필수다.
마치며
아르헨티나 여행은 거리도 멀고 이동 경로도 간단치 않지만, 제대로만 준비하면 도시와 자연을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는 값진 일정이 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남미 특유의 클래식한 문화와 요리를 즐기고, 파타고니아에서는 대자연과 고요한 트래킹을 통해 일상의 소음을 비워낼 수 있다.
피츠로이 트래킹은 체력만큼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지만, 다녀온 후에는 대부분이 “오길 잘했다”고 말하게 된다.
다음 편에서는 엘 칼라파테에서 모레노 빙하를 걷는 미니 트래킹과, 북부 지역으로 이동해 이과수 폭포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까지 이어지는 남미 여정을 이어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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