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토론토 부동산 폭락과 2025년, 90년대와는 달라진 4가지

시작하며

2025년 토론토 부동산 시장은 1990년대 대폭락과 닮은 듯 다르다. 거래량은 급감했지만, 가격은 잘 버티는 상황. 과연 이번에도 폭락이 올까, 아니면 또 다른 결과를 맞이하게 될까? 네 가지 관점에서 현재 시장을 진단해 본다.

 

1. 거래량은 비슷하게 줄었지만, 속도는 완전히 다르다

1990년대 부동산 시장 침체는 느리게 진행됐다. 반면 2025년은 다이내믹하다.

(1) 1990년대엔 7년 걸려 하락한 거래량

1990년대 초반 토론토(GTA) 부동산 시장은 거래량이 해마다 조금씩 줄어드는 식으로 침체를 겪었다. 1988년에는 연간 49,000건의 거래가 있었지만, 1996년에는 약 27,000건으로 줄었다. 8년간 약 45%가 감소한 셈이다.

이때의 하락은 한마디로 ‘서서히 식은 시장’이었다.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도 서서히 빠졌다.

(2) 2025년은 단 2년 만에 반 토막

2021년엔 121,000건으로 정점을 찍었던 GTA 주택 거래량은 2023년엔 65,000건까지, 2025년 5월에는 월 6,000건 수준까지 떨어졌다. 단 2~3년 사이에 50% 가까이 급락한 셈이다.

지금의 하락은 90년대보다 훨씬 가팔라졌고, 시장이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그런데도 가격은 아직 그만큼 빠지지 않았다. 바로 다음에서 이유를 확인해보자.

 

2. 가격 하락폭은 과거보다 훨씬 작다

거래는 급감했지만, 가격은 놀랍게도 잘 버티고 있다.

(1) 1990년대: 38% 하락

1989년 평균 주택 가격은 273,000달러였다. 이후 꾸준히 하락해 1996년에는 168,000달러까지 내려갔다. 7년간 38% 하락한 셈이다. 거래가 줄어들자, 그에 따라 가격도 점진적으로 떨어진 흐름이다.

(2) 2025년: 15~20% 수준

2022년 2월, 팬데믹 이후의 최고점에서 평균 집값은 1,330,000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거래가 거의 절반 가까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현재까지 가격은 평균 15~20% 하락에 그치고 있다.

가격이 생각보다 잘 버티는 이유는 ‘금리 수준’과 ‘매도 심리’ 때문이다.

 

3. 금리는 오히려 지금이 훨씬 낫다

1990년대 부동산 침체를 견인한 가장 큰 요인은 ‘살인적인 금리’였다.

(1) 1990년대 금리: 최고 14% 이상

당시 주택 담보 대출 금리는 13~14% 수준으로, 지금 기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대출을 감당하지 못해 집을 팔거나, 아예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늘어났다.

(2) 2025년 금리: 4% 내외

지금도 금리가 높다고 느껴지지만, 상대적으로는 안정적이다. 캐나다 기준금리는 2.75%로 동결되었고, 5년 고정 모기지는 약 4% 수준이다. 실제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금리 인하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즉, 지금은 ‘금리가 높아서 부담은 있지만, 감당 못할 수준은 아닌’ 상황이다.

 

4. 이민 정책의 변화가 주택 수요를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주택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사람’, 즉 이민자 수다.

(1) 1990년대: 이민 적고, 실업률 높아 수요 부족

1990년대 초반엔 연간 이민자 수가 25만 명 안팎에 그쳤고, 실업률은 12% 수준으로 매우 높았다. 일자리도 없고, 인구 유입도 적다 보니 수요가 자연스럽게 위축됐다.

(2) 2020년대: 팬데믹 이후 폭증, 2024년부터 급감

2021~2023년까지는 연간 40만 명이 넘는 이민자, 유학생, 노동자들이 몰리며 수요가 급증했다. 하지만 2024년부터 정부가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이민을 제한하면서 수요의 한 축이 갑자기 꺾였다.

그 결과, 가격은 급락하지 않았지만, 거래는 얼어붙었다.

 

마치며

1990년대와 2025년 토론토 부동산 시장은 겉보기에 비슷해 보이지만, 내부 흐름은 매우 다르다. 그때는 금리·경제 위기·이민 축소라는 3중고 속에 시장이 붕괴됐고, 지금은 금리 부담과 정책적 수요 억제로 ‘버티는 조정’이 나타나는 중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시장을 ‘폭락보다는 복합적 냉각’으로 본다. 가격이 급락하지 않는 이유는 다 있다. 일자리도 지켜지고 있고, 매도자가 매물을 던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수는 많다. 금리가 다시 인하되고, 이민이 풀리며, 수요가 살아난다면 언제든 반등의 시점이 올 수도 있다.

반대로 지금처럼 정책적 수요 억제가 이어진다면, 버티던 가격도 서서히 내려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금 이 시장을 바라보는 가장 현실적인 태도는 ‘섣부른 낙관도, 막연한 공포도 아닌’ 철저한 정보 기반의 판단이다. 나 역시 요즘 매물들을 보며 다시 계산기를 두드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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